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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션

묘법 Écriture No.20-22

박서보

작품설명

  • 작품 재료 한지 주조, 핸드컬러링, 에어브러쉬 (Edition 30)
  • 위치 더그랜드롯데 서울 MAIN TOWER
박서보 작가의 대표적인 조형 언어인 ‘반복’과 ‘비움’의 미학을 간결하면서도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면을 가득 채운 노란색의 수직 선들은 일정한 리듬으로 반복되며, 단순한 선의 배열을 넘어 수행적 행위의 흔적처럼 느껴진다.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선들은 시선을 위아래로 이끌며 고요한 긴장감과 명상적인 울림을 만든다.

화면 중앙에 남겨진 흰색의 직사각형 공간은 단순한 여백이라기보다, 반복 속에서 남겨진 ‘비워진 공간’처럼 보인다. 빽빽한 선의 흐름 사이에 자리한 이 공백은 주변의 색과 선을 더욱 또렷하게 인식하게 만들며, 채움과 비움, 밀도와 침묵이 공존하는 박서보의 예술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밝고 따뜻한 노란색은 작품에 생동감과 빛의 감각을 부여한다. 그러나 그 표현은 강렬하게 외치는 방식이 아니라, 절제된 반복과 균형 속에서 조용히 확산된다. 이 작품은 색의 아름다움보다 반복되는 행위와 시간에 집중하며, 한국 단색화 특유의 사유와 현대적 감각을 함께 보여준다.

작가소개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이 걸어온 60년의 세월을 그의 작업 속에 오롯이 담고 있다. 193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출생한 그는 1955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로 대변되는 관전 아카데미즘이 화단의 주류를 이루던 시절, 전쟁을 겪은 인간의 고뇌를 반영한 앵포르멜 운동의 가치를 내세우며 <원형질> 시리즈로 화단의 이단아로 등장했다.

1960년대 중반에는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서 한국의 오방색과 기하 추상을 결합한 <유전질> 시리즈를 시도하였다. <묘법> 시리즈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자기를 비워내는 동양의 무위자연 이념을 작업에 담고 있다. 초기에는 연필로 선을 반복적으로 긋는 행위에 기초했다면, 한지를 적극적으로 작업에 끌어들인 1980년대 이후에는 종이 스스로 드러날 수 있도록 무한히 반복되는 행위와 물성이 하나로 통합된 세계를 보여준다. 박서보 작가는 세계 현대미술사조의 관점에서 한국적 미학을 현대적 추상미술로 승화시킨 고유 예술 운동의 선구자로 명실상부하게 인정받고 있다.

1994년에는 현대미술사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서보미술문화재단을, 2019년에는 후진 양성을 위해 기지재단을 설립하였다. 그는 2023년 향년 92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뿐 아니라 세계 유수한 미술관인 MoMA, 구겐하임, 테이트 모던, 퐁피두센터 등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박서보 (1931 ~ 2023, 한국)
홍익대학교 학사